오후 늦게 직장상사와 분기별 정기면담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딱딱한 화제를 가지고 시작하기 뭐하다는걸 아는 사람이기에,
은근히 한국관련 토픽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전에 서울 갔다왔다는 이야기, 그리고 김희선의 결혼 등등 ㅋㅋ
그는 김희선의 팬이라, 김희선이 결혼한 것이 최고의 핫이슈인 듯 했다.
"에이, 자제분도 두명이나 있으시믄서..."라고 살짝 긁어보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역시 연예인 좋아하는건 가족이랑 별개인가 보다.
오늘의 화제는, 3년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3년후요?... 음.."
어렵게 운을 뗀 나는 의외로 차분하게 그와 대화를 이어갔다.
"혼자 독립 프로젝트를 맏을만한 엔지니어가 되려면 아직 3년은 더 필요한거 같으니... 아마도 계속 수행(修行)을 하고 있을꺼 같은데요. 아마도. "
그러자 그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되돌렸다.
"아 계속 그렇게 못한다 아직이다 하고 빼고만 있을꺼야? 뭔가 좀 어필도 하고 배짱도 좀 보이고 그래야 큰일 맏길꺼 아냐?"
......그런가?
확실히 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 제대로 어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살아왔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라면 조용해지던 교실에서 공부하고 자란 나는, 약간 나쁘게 말해서 작은 일이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어필하는 기술따위는 필요없으며 오직 묵묵히 일하고 실력을 쌓으면 윗사람들도 인정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타잎의 인간이었다.
..... 그러나 얼마전 승진한 뒤로 부터 뭔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걸 피부로 느낀다.
물론, 도저히 견적이 안나오는 업무라던지, 하지도 못하는걸 할 수 있다고 말해서 평가를 얻으려는 무모한 어필이 아니라,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하고 또 내가 얼마나 가치있는 구성원이라는걸 어필하는 타이밍의 캐치와 과감성이 필요하다는 거다.
상사는 나에게 뭔가 새로운 일을 맏기려나 보다.
노트북 백라이트 빛에 그늘진 눈을 넌지시 나에게로 돌리며,
"지금 프로젝트가 끝나면 재미있는거 만들어야지? 그땐 제대로 어필 하라구."
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10여분 더한뒤 다음 사람을 불러오라고 했다. 그렇게 대화는 끝났다.
.
.
대체 재미있는게 뭘까...
.
.
갑자기 딱딱한 화제를 가지고 시작하기 뭐하다는걸 아는 사람이기에,
은근히 한국관련 토픽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전에 서울 갔다왔다는 이야기, 그리고 김희선의 결혼 등등 ㅋㅋ
그는 김희선의 팬이라, 김희선이 결혼한 것이 최고의 핫이슈인 듯 했다.
"에이, 자제분도 두명이나 있으시믄서..."라고 살짝 긁어보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역시 연예인 좋아하는건 가족이랑 별개인가 보다.
오늘의 화제는, 3년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3년후요?... 음.."
어렵게 운을 뗀 나는 의외로 차분하게 그와 대화를 이어갔다.
"혼자 독립 프로젝트를 맏을만한 엔지니어가 되려면 아직 3년은 더 필요한거 같으니... 아마도 계속 수행(修行)을 하고 있을꺼 같은데요. 아마도. "
그러자 그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을 되돌렸다.
"아 계속 그렇게 못한다 아직이다 하고 빼고만 있을꺼야? 뭔가 좀 어필도 하고 배짱도 좀 보이고 그래야 큰일 맏길꺼 아냐?"
......그런가?
확실히 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 제대로 어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살아왔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라면 조용해지던 교실에서 공부하고 자란 나는, 약간 나쁘게 말해서 작은 일이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어필하는 기술따위는 필요없으며 오직 묵묵히 일하고 실력을 쌓으면 윗사람들도 인정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타잎의 인간이었다.
..... 그러나 얼마전 승진한 뒤로 부터 뭔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걸 피부로 느낀다.
물론, 도저히 견적이 안나오는 업무라던지, 하지도 못하는걸 할 수 있다고 말해서 평가를 얻으려는 무모한 어필이 아니라,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팀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하고 또 내가 얼마나 가치있는 구성원이라는걸 어필하는 타이밍의 캐치와 과감성이 필요하다는 거다.
상사는 나에게 뭔가 새로운 일을 맏기려나 보다.
노트북 백라이트 빛에 그늘진 눈을 넌지시 나에게로 돌리며,
"지금 프로젝트가 끝나면 재미있는거 만들어야지? 그땐 제대로 어필 하라구."
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10여분 더한뒤 다음 사람을 불러오라고 했다. 그렇게 대화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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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재미있는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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